2024.05.03 (금)
몇 달 전, 텍사스 주 지역 보호소에서 아기 고양이 2마리를 구조해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아기 고양이들을 살펴본 수의사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5퍼센트요...”
5퍼센트는 아기 고양이들이 살아날 확률을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하루 만에 고양이 한 마리가 영영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아기 고양이가 생을 이어가지 못하고 눈을 감는다는 건 직접 구조한 구조대 입장에서도 매우 충격적인 일입니다.
당시 녀석들을 구조한 오드리 씨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그녀가 슬퍼하기는 아직 일렀습니다. 남은 한 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병마와 열심히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기 고양이의 생존율을 단 1퍼센트라도 올릴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드리 씨는 2주간 선잠을 자며 아기 고양이 옆을 지켜주었습니다. 한순간도 추워지지 않도록 체온을 따듯하게 해주고, 틈날 때마다 먹여주고, 옆에서 인기척을 내주었습니다.
아기 고양이에게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었죠. 결국, 그녀의 헌신적인 1%가 기적을 불러일으킨 걸까요.
아기 고양이가 조금씩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생후 7주가 되었을 땐 혼자서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밥을 먹는다는 건 ‘나 건강해질 거야’라는 삶에 대한 강력한 의사 표현입니다.
“너무 기뻐서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아기 고양이는 생후 10주가 되자, 코끼리 인형의 귀를 잡고 뒷발을 날리며 사냥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여전히 가냘팠지만, 코끼리 인형을 괴롭힐 때만큼은 이소룡에 버금가는 무술인다운 늠름한 표정을 지었죠.
생후 12주가 되었을 땐 무게가 450g에 도달했고, 코끼리 인형도 이젠 더 이상 녀석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기 고양이의 다음 상대는 바로 오드리 씨였습니다.
“저만 보면 숨어 있다가 덮쳐서 매달려요.”
오드리 씨는 한번 덮치면 절대 움켜쥔 앞발을 놓지 않는 녀석에게 아멜리아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현재 아멜리아는 생후 5개월이 되었으며, 오드리 씨는 앞으로도 녀석의 성장일기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써 내려갈 것입니다.
이제 녀석은 오드리 씨의 영원한 가족이 되었으니까 말이죠.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Murphys Safe H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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