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레이첼 씨는 칼라와 루나라는 이름의 두 대형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녀석들은 먹을 것도 서로 나눠 먹을 정도로 서로를 무척 아끼는데요.
녀석들 사이에도 가끔씩 미묘한 기류가 흐를 때가 있습니다.
바로 엄마와 드라이브를 갈 때 엄마 옆좌석에 누가 앉느냐는 것이죠.
둘이 함께 앉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좌석은 녀석들이 같이 앉기엔 너무 좁습니다. 녀석들은 대형견 중의 대형견 그레이트데인이니까요.
"둘 다 각자 50kg 정도 나가요."
칼라와 루나는 앞 좌석에 서로의 엉덩이를 들이밀며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지만, 결과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언제나 칼라가 제 옆자리를 차지해요."
종종 루나가 자리를 먼저 차지할 때도 있지만, 금방 큰언니 칼라에게 자리를 빼앗기곤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당하고 살 수만은 없는 노릇이죠!
어느 날, 루나가 큰언니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 자리에 앉아있던 루나는 큰언니가 다가왔음에도 먼 산을 바라보며 비켜주질 않은 것이죠.
물론, 큰언니 칼라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오 이런."
칼라는 그대로 동생을 깔고 앉았습니다.
레이첼 씨는 서로 엉덩이를 비비며 자리싸움을 벌이는 칼라와 루나가 안쓰러웠지만, 그렇다고 거대한 두 녀석을 동시에 앞 좌석에 태우는 것은 위험해 보였습니다.
"거기 너네 둘. 너넨 함께 앉기엔 엉덩이가 너무 커. 둘 중 한 명은 뒤로 가!"
하지만 두 댕댕이는 엄마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끝까지 자존심 대결을 벌였고, 5분간 기다리던 레이첼 씨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너네 둘 다 뒷자리로 가."
결국, 숨 막히는 자존심 싸움은 두 녀석 모두 뒷자리로 쫓겨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엄마의 옆자리는 엄마의 가방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영양가 없는 싸움이었지만, 레이첼 씨는 두 녀석 모두 오늘 일로 큰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나를 사랑해 주는 건 고맙지만, 나 때문에 너희들의 사이가 나빠지긴 원치 않았단다. 그러니 오늘은 둘 다 뒷좌석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곰곰이 생각해 보렴."
엄마 옆에서 생각해 보고 싶었눈데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틱톡/lunakalagreatdane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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