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개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합니다. 천재견이라고 불리는 녀석들 중에는 사람보다 더 영리해 보이는 녀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개들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홈카메라입니다!
밀리는 가족들 사이에서 영리하다 못해 영악한 것으로 유명한 골든두들입니다. 앞에선 세상 착한 멍멍이인 척 가족만 사라지면 음식을 훔쳐먹는 녀석이죠.
단 한 번. 녀석은 단 한 번의 기회도 놓치지 않습니다.
"집을 비우는 순간부터 부엌은 폭탄이 터진 것처럼 난장판이 돼요."
하지만 난장판이 된 부엌 한가운데에서 밀리는 언제나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시치미를 뚝 떼곤 했고, 결국 보호자는 부엌에 홈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보호자가 나간 지 30초도 안 돼 부엌에 밀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곤 아주 능숙하게 닌자처럼 식탁 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세상에. 밀리!"
외출한 줄로만 알았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유를 부리던 밀리가 깜짝 놀라 카메라를 응시합니다.
"식탁 위에서 뭐 하는 거야. 내려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듯 밀리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자, 보호자가 다시 외칩니다.
"밀리, 내려가!"
엄마의 목소리에 당황한 밀리가 허겁지겁 식탁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래, 고맙다. 밀리."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엄마는 분명 나간 게 맞거든요. 밀리가 다시 한번 식탁 위에 발을 올려봅니다.
"밀리!"
그제야 엄마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깨달은 밀리가 허겁지겁 도망갑니다.
적막한 부엌에 설치된 홈카메라에선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엄마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끄흐흐흑."
밀리는 영리한 댕댕이이지만 아직 홈카메라에 대해 이해는 못 한 것 같은데요.
어쩌면 이것이 밀리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엄마는 다 알아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틱톡/karbur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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