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지난 주말, 엘리노어 씨는 차를 몰고 동네 약국 앞을 지나다 수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주말이라 약국이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창문을 통해 가게 안을 유심히 살피는 손님이 있던 것인데요.
그런데 그만 그 수상한 손님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비록 거리가 꽤 떨어진 곳이었지만, 수상한 손님은 엘리노어 씨의 얼굴을 한참 동안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물론, 그녀도 지지 않았죠.
서로의 얼굴을 한참을 바라보다 먼저 움직인 쪽은 엘리노어 씨였습니다.
"얘. 너 이리 와 봐."
엘리노어 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덩치의 수상한 손님이 그녀가 있는 차를 향해 무섭게 질주했습니다. 바로 길을 잃고 헤매던 댕댕이, 그레이트 피레니즈입니다!
"어쩌다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야."
엘리노어 씨는 댕댕이의 통통한 양쪽 볼을 꾸깃꾸깃 주무른 후 차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녀석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두 알아듣는 듯 곧장 차에 올라탔습니다.
댕댕이의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보아, 녀석이 평소 보호자와 드라이브를 자주 즐겼으며, 큰 사랑을 받아온 게 분명했죠.
"여기 어딘가에 이름이 있을 텐데. 찾았다!"
엘리노어 씨가 찾은 댕댕이의 목걸이에는 루나라는 이름과 함께 녀석의 보호자의 것으로 보이는 연락처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녀는 보호자에게 전화해 자신이 약국 뒤에서 루나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보호자는 전화를 끊은 지 5분도 안 돼 현장에 나타났습니다.
엘리노어 씨는 보호자에게 루나를 인계하며 어쩌다 녀석이 탈출했는지 물어봤는데요. 그때 보호자에게서 들은 말이 그녀의 가슴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약국은 루나의 보물창고에요."
루나에게 보물은 바로 사람들을 의미했습니다. 그곳엔 자신을 예뻐하는 친구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기억한 것이죠.
크게 감명받은 그녀는 그날 겪었던 일을 인터넷에 공유하며 자신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댕댕이들은 항상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우리는 그저 그 사랑을 돌려주기만 하면 돼요."
물론, 오늘 만난 엘리노어 씨 역시 루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로 기억될 것입니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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