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11세 소년 티아고가 사는 브라질에서는 거리를 걷다 보면 종종 유기견들과 마주치곤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더럽거나 무척 겁에 질려있는 게 특징이죠.
티아고는 유기견들과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아파 쉽게 걸음을 뗄 수 없었습니다.
티아고는 모든 유기견들을 자신이 입양하고 싶었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죠.
하지만 티아고는 좌절하는 대신, 유기견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상의 끝에 모든 유기견들을 도울 수 있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씻길 거예요."
티아고는 거리의 모든 유기견들을 입양될 수 없다면, 녀석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입양되도록 돕거나, 거리에서라도 사랑받을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도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목욕이었죠.
"냄새가 나거나 지저분하면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으니까요."
티아고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힌 후, 도움을 받아 `Sou de Rua mas to limpinho`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이는 `나는 노숙자지만 깨끗하다`라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리고 홍보와 봉사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의도도 담겨있었죠.
물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겁이 많아서 다 도망가요."
다행히 위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유기견 입양 프로젝트에 감명받은 한 봉사단체가 "우리 보호소에 와서 뜻을 함께 해달라"라며 티아고에게 손을 내민 것이죠.
덕분에 티아고는 매주 주말마다 보호소에 찾아가 목욕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8마리를 목욕시켰어요."
누군가는 고작 48마리를 목욕시킨 것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시 지저분해지니까 말이죠.
하지만 티아고의 생각은 다릅니다.
"목욕을 시키면 입양률이 올라간다는 게 실제로 증명됐어요. 이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주기만 한다면 우리의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020년에 시작된 `나는 노숙자지만 깨끗하다`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계속 진행 중이며, 티아고는 자신의 힘과 시간이 닿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나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해요. 대신 누군가 세상을 바꾸려고 하면, 그리고 그 뜻에 공감이 간다면 손을 보태주세요. 이곳에 와보면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간 저와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 guridochapeu_oficial/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