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텍사스주의 남부 도시 코퍼스크리스티, 한 노인이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 보는 검은 아기 고양이 2마리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길거리 집사 캐스팅에 나선 랜도와 대니 형제입니다.
대부분의 길고양이들은 아무리 먹을 것을 꾸준히 챙겨준다고 하더라도, 인간에 대한 경계심을 완전히 풀지 않고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랜도와 대니는 첫 만남부터 사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습니다.
생후 6개월도 채 안 돼 보였던 두 형제는 다른 길고양이들과 섞여 고양이 밥을 맛있게 먹은 후, 노인을 향해 사뿐사뿐 다가왔습니다.
그리곤 노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고는 둘이서 8자 춤을 추며 무릎에 몸통을 비비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은 녀석들이 다른 고양이와 다르다는 걸 즉시 깨달았습니다.
"이런 고양이들은 드물어요. 길에서 살아왔지만, 사람과 함께 할 준비가 된 아이들이거든요."
노인은 지역 구조대에 `이미 입양될 준비가 된 아기 길고양이가 있다`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구조대원인 린제이 씨가 노인의 집으로 출동했습니다.
사실, 린제이 씨는 노인의 전화를 받고 출동할 때만 하더라도 신고 내용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랜도와 대니를 만나는 순간 바로 그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캐리어를 열었더니 두 녀석이 알아서 스스로 걸어들어오더군요."
누가 봐도 녀석들은 집사를 캐스팅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선 고양이들처럼 보였습니다.
랜도와 대니는 임보자의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단 1초의 적응 기간도 없이 곧장 발바닥에 드러누워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부터 그 집안의 토박이였던 것처럼 말이죠.
"저도 이런 녀석들은 처음 봐요."
일반적으로 길고양이를 새 가족에게 입양 보내기 위해 사회화하는 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친화력이 아무리 좋은 고양이라도 최소 한 달은 필요하죠.
하지만 녀석들은 단 일주일 만에 모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정확한 배경은 모르겠지만 아기 고양이이던 시절부터 사람과 교류하며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온 것으로 보여요. 그게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거든요."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끝마친 랜도와 대니는 조만간 새 가족의 품으로 이사해 제2의 삶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녀석들의 과거가 궁금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녀석들은 행복을 찾아 나서 직접 쟁취했다는 점이에요. 무언가를 고민하거나 핑계를 대기보다는 행동으로 나선 것이죠. 우린 그저 도와주기만 하면 되고요. 바로 이점이 동물들의 매력 아닐까요."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Coastal Bend Cat Resc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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