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동물애호가이자 사진작가 로렌 스미스 씨(Lauren Smith Kennedy)는 조금은 특이한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바로 `임종을 맞이한 반려동물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가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죠.
하필이면 왜 이런 슬픈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걸까 하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어드 판다에 실린 그의 인터뷰를 참고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사진작가 로렌 스미스 씨가 이별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이유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가장 순수하게 표출되는 순간`이라는 것이죠.
다른 시선을 의식하거나 혹은 애써 감정을 억눌러온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순간에는 순수한 슬픔이나 사랑이 아무런 제약 없이 그대로 표출되고 맙니다.
즉, 반려동물에 대한 인간의 순수한 사랑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고 싶었던 것이죠.
또한,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일이 얼마나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인지 예비 반려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돼 있습니다.
물론, 로렌 스미스 씨의 작품들은 모두 보호자의 동의하에 촬영되었으며, 작품은 보호자와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사진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보호자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입니다.
한 남성은 모든 자존심과 체면을 내려놓고 펑펑 우는가 하면, 한 여성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때론 한 가족 구성원 안에 우는 사람들과 웃는 사람들이 섞여 보는 사람에게 묘한 기분을 안겨주기도 하죠.
이러한 모습들은 사랑의 크기와는 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슬픈 감정에 충실한지 혹은 반려동물과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에 충실한지에 따른 차이일 뿐입니다.
그가 작품을 온라인에 공개하자마자 큰 관심을 받게 되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느낀 점과 소감을 공유하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움과 행복 그리고 슬픔이 한 사진에 모두 담긴다는 것의 의미를 알 것 같아.`
`난 이런 슬픔을 감당할 준비가 안 돼 있어.`
`너무 슬퍼. 반려동물 입양을 다시 생각해 봐야겠는데...`
`가족을 입양한다는 것은 이런 것.`
`사랑했으니까 슬픈 거지. 사진 속 아이들은 모두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했을 거야.`
글 제임수
사진 Lauren Smith Kennedy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laurensmithkenn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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