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우리는 사람만큼 편안한 생활을 하며 사랑을 듬뿍 받는 댕댕이에게 '개 팔자가 상팔자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보호자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보호자 없이 길거리에서 살아온 아이들에게 세상은 말 그대로 야생과 같습니다.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채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죠.
길거리 아이들 중 일부는 구조돼 보호소에서 생활하기도 합니다. 보호소에서 지내면 질병과 배고픔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만족되지 않는 욕구가 하나 있죠.
바로 사랑입니다. 댕댕이들은 사람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사랑을 갈구합니다. 심지어 여러 마리의 댕댕이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에도 사람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외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벨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벨라는 길거리에서 태어나자마자 사람에게 구조돼 보호소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운이 좋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소에 들어오자마자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입양률이 크게 떨어지며 3년째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즉, 인생(견생)의 대부분을 보호소에서 보낸 것이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로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마저 끊긴 바람에 사람의 관심과 손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랐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손길은 물론, 친구들과도 교류가 부족했던 벨라는 사회성이 떨어져 다른 개들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다른 댕댕이들이 다가오면 고개를 숙이고 구석으로 도망가 눈치를 볼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일손이 부족한 직원들이 벨라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긴 힘들었기에, 직원들은 외로워하는 벨라를 위해 장난감 인형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벨라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인형과 함께 보내게 되었고, 인형에 큰 애착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인 점은 벨라가 어떠한 공격성도 없이 순한 성격을 지녔다는 것과 코로나로 인해 떨어졌던 입양률이 다시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평생 동안 보호소에서만 지내온 벨라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합니다. 세상 어딘가에는 인형 말고도 벨라를 사랑해 줄 가족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
보호소는 장난감에 둘러싸여 있는 벨라의 모습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말했습니다.
"부족한 사랑을 장난감으로 채우다 보니 어느새 벨라 곁에는 수십 개의 인형이 쌓여있었습니다. 이제 벨라에게는 진짜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외로웠을 벨라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페이스북/RSPCA 인스타그램/rspc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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