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2021년 3월, 에밀리 씨는 반려견 팍스를 위해 다른 동네로 이사했습니다. 이사 온 새집에는 팍스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있어 무척 만족스러웠죠.
그런데 별안간 신나게 뛰어놀던 팍스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옆집에 사는 댕댕이, 페니와 눈이 마주친 것이죠. 그리고 그 순간, 서로를 발견한 팍스와 페니는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팍스와 페니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마당에 나와 쪽쪽쪽- 뽀뽀를 나누었죠.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말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얀 그림자였습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날부터 갑자기 페니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팍스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담장에 앞발을 걸치고 페니를 기다렸지만, 페니는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엄마인 에밀리 씨가 두 팔을 걷고 직접 나섰습니다. 옆집에 들러 페니가 팍스를 찬 이유를 직접 물어본 것이죠!
"오 이런. 페니가 눈을 무척 무서워한다고 해요."
그제야 페니가 마음을 떠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에밀리 씨는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풀리지 않는 걱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수북하게 쌓인 눈이 다시 녹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결국, 이번엔 페니의 보호자인 옆집이 나섰습니다.
"페니도 집안에서 온종일 끙끙거렸다고 해요. 팍스가 그립다고."
페니의 보호자는 삽으로 눈을 치우며 담장까지 길을 터주었고, 페니는 용기를 내 한 걸음 한 걸음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팍스와 페니가 서로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둘은 꼬리를 흔들며 격렬한 뽀뽀를 나누었습니다.
'쪽쪽쪽쪽'
이 모습을 본 에밀리 씨는 SNS를 통해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 둘의 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습니다. 양가 부모님이 이 둘의 사랑을 축복한다는 점만 빼고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틱톡/ derpderpp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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