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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유출된 고양이들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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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인터넷에 유출된 고양이들의 일기장

 

꼬리스토리는 한 가지 철칙이 있습니다. 절대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오늘 눈앞에 있는 일기장들을 펼쳐 보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들이 쓴 일기장이거든요!



ㅣ3월 17일, 비겁한 변명

 

batch_01.jpg

 

우리 엄마는 매일 차가운 기운이 나오는 커다란 상자를 연다.


나는 엄마가 상자 앞으로 걸어갈 때마다 쏜살같이 뛰어간다.


왜냐면 그 커다란 상자 속에 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마는 "오, 밋치. 이 음식은 고양이들에게 나쁘다니까."라면서...


매일 그 맛있는 음식을 혼자서 먹는다.



ㅣ3월 19일, 엄마가 걱정돼

 

batch_02.jpg

 

우리 엄마는 요리를 하기 전에 내 침대를 깨끗이 씻는 습관이 있다.


근데 참 이상하다.


내가 침대 안에 들어가 있는 걸 볼 때마다 당장 나오라며 화를 낸다.


그리곤 침대를 다시 씻고는 그곳에 먹을 것을 넣는다.


엄마의 정신 상태가 조금 걱정된다.



ㅣ3월 20일, 엄마의 칭찬

 

batch_03.jpg

 

엄마는 가끔 종이 쇼핑백을 집에 가지고 온다.


그런데 정신만 차려보면 종이 쇼핑백이 항상 갈기갈기 찢겨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무래도 내가 찢은 것 같다.


오늘 엄마가 또 한 무더기의 종이쇼핑백을 사 오며 말했다.


"오 머피. 너 덕분에 이렇게 많은 쇼핑백을 사보는구나."


엄마를 위해 조만간 저 많은 쇼핑백을 전부 찢어놔야겠다.



ㅣ3월 23일, 엄마의 타투

 

batch_04.jpg

 

나는 엄마가 부를 땐 못 들은 척 하지만,


아빠가 부르면 단걸음에 달려가 머리를 문지른다.


그렇다고 엄마를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다.


엄마의 팔뚝에는 이미 내 얼굴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빠의 몸에는 내 얼굴이 없다.


그래서 아빠는 내가 더 필요해 보인다.



ㅣ3월 25일, 존중이 부족하시네요

 

batch_05.jpg

 

우리 아빠는 나의 취미를 존중하지 않는다.


나도 이제 어른이다.


아빠가 내 취미를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참고로 내 취미는 비 오는 날 진흙 먹기이다.



ㅣ3월 30일, 뭐래는 거야


batch_06.jpg

 

오늘 우리 집에 두 마리의 고양이가 놀러 왔다.


나는 녀석들을 깨물고 할퀴고, 도망가는 녀석들 뒤를 신나게 쫓았다.


그러자 엄마가 "체이스! 친구들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놀아줘야지!"라며 나를 혼냈다.


놀아주라고? 나는 지금 무척 즐거운데. 그게 노는 거 아닌가.


가끔 엄마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ㅣ4월 3일, 행복한 엄마


batch_07.jpg

 

언젠가부터 이상한 장애물이 창문을 막은 후부터 집안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햇빛이 잘 들도록 이상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중이다.


엄마가 나를 보고 소리를 지른다.


그렇게 좋은가 보다.



ㅣ4월 10일, 나도 눈치가 있다

 

batch_08.jpg

 

아빠는 내 화장실을 치울 때마다 인상을 찌푸린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나도 나름대로 눈치가 있다.


아빠는 화장실을 치우는 게 싫은 게 분명하다.


걱정 마세요 아빠.


이제부터 화장실 밖에 똥 쌀게요.



ㅣ4월 17일, 너무 짧은 하루

 

batch_09.jpg

 

아침을 먹고 낮잠을 잔 후 담벼락 위를 걸으면 날이 어둑해진다.


세상에 시간이 너무 빠르다. 근데 지금 몇 시지?


오 이런, 벌써 아침 먹을 시간이다.



ㅣ4월 21일, 대체 뭐래는 거야

 

batch_10.jpg

 

난 엄마에게 10년 동안 숨겨온 비밀이 있다.


엄마는 집에 오면 매번 나를 붙잡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밌는지 1시간이 넘어가기도 한다.


근데 사실, 난 엄마가 하는 말을 1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내가 인간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걸 알면 엄마가 큰 충격을 받겠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해야겠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트위터/ GrankieGoes2cal

트위터/ ellle_em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꼬리스토리는 한 가지 철칙이 있습니다. 절대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오늘 눈앞에 있는 일기장들을 펼쳐 보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들이 쓴 일기장이거든요! ㅣ3월 17일, 비겁한 변명     우리 엄마는 매일 차가운 기운이 나오는 커다란 상자를 연다. 나는 엄마가 상자 앞으로 걸어갈 때마다 쏜살같이 뛰어간다. 왜냐면 그 커다란 상자 속에 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마는 "오, 밋치. 이 음식은 고양이들에게 나쁘다니까."라면서... 매일 그 맛있는 음식을 혼자서 먹는다. ㅣ3월 19일, 엄마가 걱정돼     우리 엄마는 요리를 하기 전에 내 침대를 깨끗이 씻는 습관이 있다. 근데 참 이상하다. 내가 침대 안에 들어가 있는 걸 볼 때마다 당장 나오라며 화를 낸다. 그리곤 침대를 다시 씻고는 그곳에 먹을 것을 넣는다. 엄마의 정신 상태가 조금 걱정된다. ㅣ3월 20일, 엄마의 칭찬     엄마는 가끔 종이 쇼핑백을 집에 가지고 온다. 그런데 정신만 차려보면 종이 쇼핑백이 항상 갈기갈기 찢겨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무래도 내가 찢은 것 같다. 오늘 엄마가 또 한 무더기의 종이쇼핑백을 사 오며 말했다. "오 머피. 너 덕분에 이렇게 많은 쇼핑백을 사보는구나." 엄마를 위해 조만간 저 많은 쇼핑백을 전부 찢어놔야겠다. ㅣ3월 23일, 엄마의 타투     나는 엄마가 부를 땐 못 들은 척 하지만, 아빠가 부르면 단걸음에 달려가 머리를 문지른다. 그렇다고 엄마를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다. 엄마의 팔뚝에는 이미 내 얼굴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빠의 몸에는 내 얼굴이 없다. 그래서 아빠는 내가 더 필요해 보인다. ㅣ3월 25일, 존중이 부족하시네요     우리 아빠는 나의 취미를 존중하지 않는다. 나도 이제 어른이다. 아빠가 내 취미를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참고로 내 취미는 비 오는 날 진흙 먹기이다. ㅣ3월 30일, 뭐래는 거야   오늘 우리 집에 두 마리의 고양이가 놀러 왔다. 나는 녀석들을 깨물고 할퀴고, 도망가는 녀석들 뒤를 신나게 쫓았다. 그러자 엄마가 "체이스! 친구들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놀아줘야지!"라며 나를 혼냈다. 놀아주라고? 나는 지금 무척 즐거운데. 그게 노는 거 아닌가. 가끔 엄마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ㅣ4월 3일, 행복한 엄마   언젠가부터 이상한 장애물이 창문을 막은 후부터 집안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햇빛이 잘 들도록 이상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중이다. 엄마가 나를 보고 소리를 지른다. 그렇게 좋은가 보다. ㅣ4월 10일, 나도 눈치가 있다     아빠는 내 화장실을 치울 때마다 인상을 찌푸린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나도 나름대로 눈치가 있다. 아빠는 화장실을 치우는 게 싫은 게 분명하다. 걱정 마세요 아빠. 이제부터 화장실 밖에 똥 쌀게요. ㅣ4월 17일, 너무 짧은 하루     아침을 먹고 낮잠을 잔 후 담벼락 위를 걸으면 날이 어둑해진다. 세상에 시간이 너무 빠르다. 근데 지금 몇 시지? 오 이런, 벌써 아침 먹을 시간이다. ㅣ4월 21일, 대체 뭐래는 거야     난 엄마에게 10년 동안 숨겨온 비밀이 있다. 엄마는 집에 오면 매번 나를 붙잡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밌는지 1시간이 넘어가기도 한다. 근데 사실, 난 엄마가 하는 말을 1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내가 인간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걸 알면 엄마가 큰 충격을 받겠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해야겠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트위터/ GrankieGoes2cal 트위터/ ellle_em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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