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5 (일)
[서문]
해외 커뮤니티 보어드 판다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취지로 매달 감동적인 입양 후기를 모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캠페인 덕에 미국의 보호소 입양률은 전년 대비 무려 68%나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긍정적 효과가 우리나라에도 작은 나비효과가 되길 바라며 이달의 입양 후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01. 우크라이나의 영희 씨
얼마 전 미사일이 떨어진 폐허를 지나다가 털이 불에 그을린 채 바닥에 엎드려 있는 고양이와 마주쳤어요. 앞발을 다쳐 바닥에 잘 딛지도 못하더군요. 자포자기를 한 건지 녀석은 제 품에 조용히 안겨 우리 집으로 왔습니다.
다행히 몸에 나 있던 상처는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도 빨리 아물었으면 좋겠어요.
02. 처음이에요
새 가족, 새 침대 그리고 처음으로 맞이해 보는 첫 평화.
이렇게 조용하고 푹신한 곳에서 아무 걱정 없이 자는 게 얼마 만인가요.
03. 내 인생 최고의 날!
저 지금 너무 흥분돼요. 터미널에서 만난 이 녀석을 키우기로 했거든요. 네. 우리는 지금 처음 만났고, 함께 살기로 한 것 역시 충동적으로 내린 결정이에요. 하지만 제 인생 최고의 결정이 될 거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우린 좋은 파트너가 될 거예요.
04. 어쩔 수 없지
다리가 다친 아기 고양이를 구조했어요.
아무래도 우리 집에 눌러앉을 수밖에 없겠군요.
05. 승부욕
조깅하다 만난 강아지가 계속 따라왔습니다. 한참을 달리고 달리다 뒤돌아봐도 녀석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오고 있었죠. 이 녀석, 누가 이기나 해보자.
녀석이 집까지 따라왔네요. 앞으로 잘 지내보자.
06. 만세!
우리 가족이 3주 전에 입양한 망고예요. 어찌나 기쁜지 잘 때도 만세 삼창을 외친답니다.
만세. 만세. 만세.
07. 짝사랑
데이지는 얼마 전 제가 숲에서 발견한 유기견이에요. 녀석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려진 배신감 때문인지 온종일 슬픔에 잠겨 있어요. 미안하지만 저는 데이지의 슬픔에 전혀 공감해 줄 수가 없네요.
이봐 데이지. 널 아프게 한 쓰레기는 잊고 인제 그만 나 좀 봐달라고. 내가 행복하게 해준다니까.
08. 내 집 마련
오늘 드디어 아내와 함께 살 집을 계약했습니다. 우린 계약을 마치고 우리가 살 동네를 산책하며 내 집 마련에 대한 기쁨을 만끽했죠. 그런데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따라오는 유기견 한 마리가 있더군요.
그날, 이 녀석도 새집을 마련했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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