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얼마 전, 뉴욕 중동부에 있는 글로버즈빌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 잔뜩 인상을 쓴 털북숭이 손님이 방문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온갖 사고를 치며 병원의 단골이 된 댕댕이, 데날리였죠.
데날리가 오늘은 돌멩이를 삼키고 말았습니다.
수의사인 샤프 박사는 데날리의 엑스레이를 찍어 확인해 보았고, 그곳엔 꽤 커다래 보이는 돌맹이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그는 되도록이면 수술을 하지 않고, 돌맹이가 자연스럽게 배출되기를 바라며 약 하루 정도를 유심히 지켜보았으나 데날리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데날리의 몸속에 있는 돌을 제거하기 위해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별 탈 없이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이제 남은 것은 데날리가 건강하게 회복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술 이후 예상치 못했던 한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분리불안 증상이 있는 데날리가 혼자 남겨지기만 하면 병원이 떠나가라 울부짖는다는 것이죠.
"불안과 스트레스는 건강 회복에 매우 안 좋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바쁜 병원 직원들이 데날리 옆에 온종일 같이 있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때 직원 중 한 명이 재미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데날리를 위한 직원을 한 명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말을 마친 직원은 옷걸이에 수의사 가운을 두른 후, 사람 얼굴 사진을 맨 위에 붙이고 그 위에 대걸레를 씌웠습니다. 허수아비처럼 말이죠!
놀랍게도 울부짖던 데날리는 활짝 웃고 있는 가짜 수의사를 보고는 차분하게 엎드려 낮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데날리는 마음 편히 지내며 수술 자국을 회복하는 데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다음 날 오후 보호자와 함께 퇴원했습니다.
샤프 박사는 데날리가 퇴원하며 역할을 잃은 `훌륭한 직원`을 해고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역할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데날리는 그녀 덕분에 건강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병원에서 아픈 강아지들을 위해 오래도록 능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틱톡/ glovecitiesvet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