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3년 전, 제니 씨는 반려견 심바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그린치' 인형을 사줬습니다.
그때부터 심바는 그린치를 어디든지 물고 다녔습니다. 잘 때도. 밥을 먹으러 갈 때도 말이죠.
3년 후, 헤진 그린치 인형은 여기저기 너덜너덜해졌고, 목덜미가 뜯어져 솜이 튀어나올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니 씨가 헤진 그린치 인형을 버리려고 집어 들기라도 하면, 심바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표정으로 그린치를 애타게 따라다녔습니다.
그런 심바를 볼 때마다 제니 씨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그린치를 녀석에게 돌려줘야 했죠.
사실 그린치를 선물한 제니 씨조차 심바가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그녀는 그린치를 숨기고 다른 인형을 사다 주기도 했습니다.
"심바가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사준 인형만 수십 개는 될 거예요. 심바는 다른 인형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어요. 그린치를 찾아 온종일 집을 돌아다니더라고요."
제니 씨는 숨겨둔 그린치를 꺼내 심바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고, 심바는 다시 만난 그린치를 더욱 소중하게 끌어안고 보금자리로 뛰어갔습니다.
제니 씨는 이 사건 이후로 그린치가 최대한 심바 곁에 오래 있을 수 있도록 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그린치를 살펴보며 솜이 빠진 부분엔 솜을 넣고, 찢어진 곳은 조심스럽게 꿰맸습니다.
심바는 제니 씨 손에 붙들려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린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다, 그린치가 아파 보일 때마다 "멍"하고 짖었습니다.
"제가 그린치를 수선해줄 때마다 심바는 그린치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해요. 그래서 그린치를 수선하면서 심바의 눈치를 살펴야 해요."
제니 씨는 3년 동안 그린치를 20번 정도 수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심바가 행복하다면 백번 천번 그린치를 수선할 수 있어요. 심바가 영원히 행복할 수 있다면 영원히 꿰매줄 거예요!"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