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내 이름은 벤지입니다. 제 귀여운 얼굴을 보고 당신의 하루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위 문구는 병원에 출입하는 댕댕이, 치료견 벤지의 명찰에 담긴 문구입니다!
벤지는 지난 5년 동안 요양원과 고등학교 그리고 병원 등을 1,000번 이상 방문하여 사람들을 응원해왔습니다.
보호자 러셀 씨는 아무 말 없이 꼬리를 흔드는 벤지를 대신해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모두가 벤지를 좋아해요. 건물 입구에만 들어서면 벤지를 알아본 사람들이 창문과 현관에서 벤지를 불러요. 특히 병원에 계신 분들이 무척 좋아하세요."
일반적으로 개들은 병원에 출입할 수 없으나, 벤지는 치료견으로서 특별히 출입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 있는 경비원들은 벤지를 멀리서 알아보고 웃으며 문을 열고 기다립니다. 러셀 씨와 벤지가 7층으로 이동하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벤지의 양 볼을 잡고 쓰다듬으며 인사를 나눕니다.
"벤지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어요. 이곳 사람들은 벤지를 보면 너무 좋아하고, 떠날 때 무척 아쉬워하니 어느새 이렇게 5년째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네요. 하하!"
심지어 벤지를 무척 그리워하는 환자 중엔 벤지의 사진을 냉장고 옆에 붙이거나 지갑에 넣고 다니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큰 덩치의 벤지를 껴안으며 녀석의 따스한 체온에 위안을 느낍니다.
환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벤지의 모습을 보며 러셀 씨가 말했습니다.
"벤지가 처음부터 이렇게 조용하고 침착한 개는 아니었어요. 흥분을 주체할 수 없는 까불까불 한 녀석이었거든요.
벤지가 강아지였던 시절, 러셀 씨는 벤지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돼주길 바랐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치료견에 대한 내용을 접했고, 치료견이 되기 위한 훈련 교육을 알아보았죠.
1년 6개의 훈련 끝에 2014년, 벤지는 국제 치료견 테스트에 합격해 공식 인증을 받고 2019년 현재까지 치료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러셀 씨는 미소를 거두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사람들을 돕는데 큰 자부심을 느끼지만, 견뎌야 할 고통도 큽니다."
벤지는 오랫동안 치료견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환자와 친분을 쌓아왔습니다. 벤지 역시 그 사람들에게 강한 애착과 정을 나누고 있죠.
그러나 이들이 세상을 떠날 때마다 벤지는 이별을 감내해야 했고, 많은 사람과 친한 관계를 유지했던 만큼 이별의 횟수가 잦을 수밖에 없는 게 치료견의 운명입니다.
"전 환자분이 세상을 떠날 때마다 벤지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아요.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이별을 받아들였으면 해서요. 유가족들도 마지막까지 찾아온 벤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데 그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그러나 러셀 씨는 다시 밝은 표정으로 말을 건넸습니다.
"전 제 사람의 목표와 가치를 알아내는 데 60년이 걸렸습니다. 바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죠. 벤지 덕분에 이룰 수 있었던 꿈이고, '벤지 아빠'라고 불리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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