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캐나다 몬트리올 고아 아기 고양이 무리가 거리에서 발견돼 근처 지역 보호소로 옮겨졌습니다. 그중 체구가 유독 작은 한 마리가 형 누나들 사이에 파묻혀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아기 고양이 밤비입니다.
형과 누나들이 건강을 조금씩 회복할 때에도 작은 밤비는 여전히 위태로운 상태였고, 보호소는 밤비를 24시간 옆에 붙어 돌봐줄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물리적 인적 자원이 부족한 보호소는 한 아이를 집중적으로 돌볼 수 없어 지역 동물 구조대인 샤토스 오르펠린 몬트레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구조대는 즉시 보호소로 달려와 밤비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밤비를 안고 병원에 찾아갔던 구조대원 셀린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습니다.
"밤비는 발육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여느 발육장애 아이들이 그렇듯 머리가 몸에 비해 무척 컸어요. 제 눈엔 그게 더 귀여워 보였지만요."
밤비의 느린 발육은 먹은 음식을 흡수하지 못하는 소화 장애 때문이었습니다. 밤비는 의사 선생님께 처방받은 약을 먹으며 이전보다 음식을 조금씩 많이 섭취하며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작고 왜소하던 밤비의 배가 통통하게 불어 오르고 엉덩이는 조금씩 토실토실해졌습니다.
밤비는 치료 이후로 빠르게 살이 쪘지만, 생후 8주가 되었을 때도 여전히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작은 체구였습니다.
"밤비는 또래 친구들의 반 정도 밖에 안 돼요. 그래도 밤비는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요. 자신이 남들보다 작든 말든 기분 좋으니까 그냥 뛰어다니고 자신보다 덩치 큰 친구들에게 장난을 칩니다."
밤비의 특기는 두 발로 벌떡 일어나 앞발을 소파나 탁자 등에 얹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입니다.
좀 더 호기심이 생기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발등에서 어깨 끝까지 올라와 자리를 잡습니다.
"밤비는 어깨까지 올라와 목에 머리를 박고 기대는 걸 좋아해요. 호호호."
셀린 씨는 웃음을 터트리더니 쉬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항상 자다 일어난듯한 사방으로 뻗친 머리에 커다란 눈으로 올려다볼 때면 고양이가 아니라 그렘린 같다니까요?"
밤비는 생후 2개월이 되자 이 사람 저 사람 어깨 사이를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포옹하고 다닙니다.
"사람을 무척 좋아해서 껴안는 걸 즐겨요. 밤비와 함께 살면 여러분의 목덜미가 항상 따스하고 부드러울 거예요!"
그리고 10월 중순, 그렘린처럼 생긴 밤비의 모습에 푹 빠진 한 가족이 밤비를 입양해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셀린 씨는 밤비의 이야기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말했습니다.
"오늘따라 목과 어깨가 서늘하게 느껴지네요. 정말 특별한 녀석이었어요! 하지만 밤비가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로 생각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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