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지난 7월 7일, 해가 지고 날이 어두컴컴해질 때쯤 태국에 있는 푸타락사 동물병원에 까만 떠돌이 개 한 마리가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녀석은 무슨 볼일이 있는 것인지 동물병원 앞에 자리를 잡고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주길 기다립니다.
동물병원의 마지막 손님이 자리를 뜨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간호사 중 한 명이 문밖에 앉아 있는 까만 개를 발견합니다.
"퉁퉁!"
그러나 간호사는 손바닥으로 유리창을 두드리며 까만 개를 내쫓는 시늉을 합니다. 태국은 떠돌이 개가 워낙 많은 탓인데요. 바로 그때 또 다른 간호사가 개를 한참 바라보다 무언가를 눈치챈 듯, 문을 열고 개를 급히 병원 안으로 들입니다.
"낯익은 녀석인데?"
사실, 까만 개는 몇 달 전 보호자와 함께 병원에 방문해 백신 주사를 맞은 아이로, 다행히 간호사 중 한 명이 녀석을 알아보았습니다.
간호사는 진료 차트를 뒤져 보호자를 찾아 연락했고, 잠시 후 보호자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허둥지둥 달려왔습니다. 놀랍게도 보호자는 녀석을 잃어버린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듯 보였습니다.
푸타락사 동물병은 병원의 CCTV를 다시 돌려보며, 녀석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기다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말했습니다.
"녀석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지만, 집으로 돌아갈 방법은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병원을 기억한 영리한 개 덕분에 녀석은 보호자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글 전재환
사진 The dodo, @PUTAHRACSA VETERINARY CLINIC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