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어렸을 적만 하더라도 동물원은 정말 신나고 흥미로운 곳이었습니다. 동물의 왕국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만 접했던 호랑이, 사자, 코끼리 등을 실제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몰랐던 사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동물원은 동물들에게 동물 학대의 모든 조건을 갖춘 최악의 장소라는 것을요.
방글라데시의 사진작가 Shafiqul Islam 씨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동물원의 동물들이 느끼는 슬픔과 외로움'을 공감해주길 바랐습니다. 사진 속의 동물이 되어 눈을 감고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1.
나는 동물원의 동물들을 '죄수'라고 부른다.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동물원의 죄수들이 느끼는 슬픔을 당신이 알았으면 한다.
2.
사육사나 동물원 직원들을 비난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들도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넓은 서식지에서 살아야 할 동물들이 작은 우리에서 죄수로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3.
그들의 눈을 보고 표정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동물들이 내뱉는 조용한 비명을 들을 수 있다.
4.
동물원이 야생동물을 보존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동물원 속 동물들이 느끼는 고통, 슬픔, 분노를 알고도 진정 녀석들을 보호한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5.
관람객들은 동물원이 동물을 보호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그들은 단지 오락거리로 즐기러 올 뿐이다. 동물원에서 지내는 동물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관람객은 없다.
6.
그런데도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곳이라고 할 수 있는가?
7.
사진 속의 동물들 대신 '우리'가 저 좁은 곳에 갇혀있다고 생각해 보자. 정말 당신은 행복한가? 나를 보호한다는 주장에 납득이 되는가?
8.
동물들의 표정을 한참 바라보면 말할 수 없는 고독함이 느껴진다.
9.
그것을 담고 싶었다. 말 못하는 그들의 감정을, 내가 느꼈던 그들의 아픔을 사진에 담고 싶었다.
10.
그리고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내가 느꼈던 '죄수들의 우울함과 슬픔'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
신비스럽고 두근거렸던 동물원. 이제는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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