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에이스는 어릴 적 쓰레기통 안에서 형제와 함께 구조된 얼룩 고양이입니다.
구조 당시 에이스는 오른쪽 눈을 잃은 상태였지만,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기 고양이답게 활기찬 모습을 보였습니다.
에이스를 진찰하고 돌보았던 수의사 노마 씨는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험난한 길거리 생활 탓인지 크게 다쳤지만 에너지가 넘쳤어요. 그게 참 인상 깊었어요. 한눈에 보자마자 특별한 고양이란 걸 알았답니다."
에이스를 돌보던 노마 씨는 녀석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고, 결국 에이스를 입양하여 평생을 함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노마는 특별한 반려묘 에이스를 아낌없이 사랑했지만 딱 한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쪽 눈이 없는 고양이 에이스를 주변 이웃들이 기피하고 혐오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수의사로 근무해온 노마 씨는 '남들과 조금 다른 고양이' 에이스가 동네 꼬마들이 괴롭히진 않을지, 이웃들이 욕을 하진 않을지 집사로서 걱정되었죠.
어느 날, 노마 씨는 그녀의 집앞을 지나던 우체부가 에이스에게 친근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자신의 반려묘가 미움받을까 걱정하던 노마 씨에겐 훈훈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지나가던 주민들도 하나둘씩 에이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노마 씨를 놀라게 한 건 그들이 에이스를 마치 오랫동안 알아왔다는 듯 대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에이스는 동네에서 '사람들을 좋아하는 친근한 고양이'로 알려진 유명 고양이었습니다. 정작 집사인 노마 씨만 그 사실을 몇 년이 지나고나서야 뒤늦게 안 것입니다.
따뜻한 감정에 벅차오른 노마 씨는 주민들과 에이스의 관계를 확인하고 싶어, 에이스가 자주 산책 나가던 곳에 설치한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영상 속에는 노마 씨를 더욱 감동하게 한 사랑스러운 장면이 담겨있었습니다!
한 꼬마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노마 씨 앞을 지나가자 에이스가 달려나옵니다.
에이스를 발견한 아이는 자전거에서 내려 에이스를 정겹게 부르고, 그 둘은 바닥에 나란히 앉아 우정을 나우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보고 달려나오는 에이스와 그런 에이스를 자연스럽게 쓰다듬는 아이의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도 오랫동안 나누어온 우정으로 보입니다.
영상을 확인한 노마 씨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도 함박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가 에이스와 램지를 처음 입양했을 때 걱정이 정말 많았어요. 남들과 다르게 생긴 우리 아이들을 미워하지는 않을까. 싫어하지는 않을까 하고요."
말끝을 흐리던 그녀는 감동에 벅찬 듯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친근하게 대해준 이웃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이제원 기자 ggori.sto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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