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5 (일)
세상 어느 나라에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떠돌이 개가 존재할까요? 세상 어느 나라에 지하철을 맘대로 탈 수 있는 떠돌이 개가 있을까요?
놀랍게도 터키에서는 가능합니다!
터키 이스탄불에는 보디라는 이름의 유명한 떠돌이 개가 있습니다. 녀석이 유명세를 얻은 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부터입니다.
지하철 안에서 보디를 마주친 시민들은 처음엔 녀석이 우연히 지하철을 잘못 탄 떠돌이 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보디는 꾸준히 지하철에 탑승했고, 결국 녀석이 지하철을 이용할 줄 아는 똑똑한 개라는 게 증명되자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보디를 마주칠 때마다 녀석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고, 온라인에 떠도는 사진을 종합해 보면 녀석이 지하철을 타는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보디는 지하철이 들어올 때까지 안전선 뒤에서 사람들과 함께 얌전히 기다리다가, 열차가 완전히 멈추고 문이 열리고 난 다음에야 안전하게 탑승합니다.
본래 동물들에게 관대한 터키 시민들은 지하철에 드나드는 보디를 오히려 귀여워했고, 일부 사람은 보디가 편히 누워갈 수 있도록 자리를 양보해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스탄불 메트로 자치단체에서는 보디가 아프지 않은지 건강검진까지 해주었으며, 보디는 지금도 누구보다 건강한 몸 상태로 지하철 여행을 떠난다고 합니다.
또한, 보디의 행선지가 궁금한 당국은 보디에게 위치 추적기를 달아 관찰한 결과, 녀석은 하루에 30km 정도를 이동했습니다.
보디가 지하철을 타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비가 오거나 날씨가 쌀쌀해질 때마다 지하철을 타는 것으로 보아 선내에서 몸을 따듯하게 하려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만, 보디의 이야기가 터키를 넘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약간의 잡음도 있었습니다.
한 유저가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굳이 보디의 위치가 궁금해 귀에 추적 장치를 꿰뚫어 부착한 것이냐`라며 잔인하다고 비판한 것인데요.
해당 댓글에 달린 답글에 따르면, 보디의 귀에 부착된 것은 추적 장치가 아니라 당국에서 백신을 접종해 주었다는 플라스틱 태그로 웬만한 떠돌이 개들은 모두 달고 있다고 합니다.
태그는 개가 일상생활에 불편하지 않도록 매우 가벼우며, 오히려 떠돌이 개들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배려라는 점이죠.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터키의 동물을 향한 사랑은 놀라울 따름이네요!
글 산타
사진 Bored Panda
인스타그램/boji_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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