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얼마 전, 커스틴 씨는 보호소에서 생후 9개월이었던 강아지 윌버를 입양했습니다.
처음에 윌버는 겁이 많아 옴짝달싹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온몸을 움찔하며 그 자리에 굳어 벌벌 떨었죠. 그런 윌버를 커스틴 씨는 인내심을 갖고 사랑으로 대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윌버는 소심했던 처음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한시도 제자리에 가만히 못 있는 까불이가 되었습니다. 그냥 까불이가 아니었습니다.
뒷마당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눈에 보이는 모든 걸 파괴하는 파괴왕이었습니다.
우다다를 하며 나무를 뽑고 땅을 파헤치는 게 윌버의 취미였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 평소 같았으면 우당탕 소리가 들려야 할 뒷마당에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커스틴 씨는 뒷마당으로 향했습니다.
윌버가 파헤친 구멍들이 곳곳에 있었고...
그 구멍들 중 한 곳에서 윌버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평화로운 낮잠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푸크훕,...쿱!!!"
커스틴 씨는 윌버가 깰까 봐 최선을 다해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파괴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한 윌버는 내일의 파괴를 위해 잠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죠.
'윌버야.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네. 어머니. 저는 이게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커스틴 씨가 창문을 '똑똑'하고 두드리자 깜짝 놀란 윌버는 두 앞발과 엉덩이를 좌우로 비틀며 일어나 커스틴 씨에게 달려왔습니다.
그녀가 창문을 '똑똑'하고 두드리자 깜짝 놀란 윌버는 두 앞발과 엉덩이를 좌우로 비틀며 일어나 커스틴 씨에게 달려왔죠.
하지만 그때부터 윌버는 항상 뒷마당에 나가 구멍을 파고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구멍을 아무리 메워도, 윌버는 다른 구멍을 파고 거기서 낮잠을 자요. 이젠 놀랍지도 않아요. 하하!"
커스틴 씨는 구덩이 속에 세상 걱정 다 털어놓고 낮잠을 즐기고 있는 윌버의 영상을 공유하며 말했습니다.
"윌버는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녀석이에요. 그런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행복해져 가는 과정을 보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모릅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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