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 10대 소년 쥬리는 학교에 제출할 영상 과제로 비를 찍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당이 나오도록 카메라를 바닥에 놓아둔 채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쥬리가 돌아왔을 때 카메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어? 방금까지 있던 카메라가 어디 갔지?"
무거운 카메라가 바람에 날릴 일도 없었고, 가족들도 카메라의 행방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눈치였죠.
쥬리는 카메라를 찾기 위해 마당을 1시간이나 찾아 돌아다녔지만 아무리 샅샅이 뒤져보아도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반쯤 포기하고 집안으로 돌아왔을 때 순간 반려견 한나가 떠올랐습니다.
"혹시 한나가...?
한나는 쥬리와 4년째 함께하는 시베리안 허스키 품종의 반려견입니다. 쥬리가 한나의 집안을 들여다보자, 역시나! 한나가 두 발로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쥬리는 한나의 입에서 카메라를 빼앗아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쥬리가 카메라를 놓고 사라지자, 카메라 정면을 향해 살금살금 다가오는 한나.
카메라 앞에 서서 주위를 슥 둘러보고-
튀튀튀튀!
카메라를 물고 어딘가로 이동합니다.
어두워졌던 영상이 밝아지더니, 한나의 얼굴이 나옵니다.
한나는 한참 동안 카메라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는 듯 보였죠. 그리고 한나가 한창 영상을 촬영하고 있을 무렵, 쥬리가 방송 중인 한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카메라에는 여기저기 한나의 이빨 자국이 찍혀 있었지만, 영상을 확인한 쥬리는 한나가 자신의 과제를 더욱 멋지게 촬영해주었다며 만족했습니다.
"과제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한나는 영상을 촬영하는 데 소질이 있는 거 같아요."
쥬리는 카메라에 찍힌 이빨 자국을 살펴보며 말을 덧붙였습니다.
"근데 카메라를 다신 빌려주진 못 할 것 같아요."
Copyright @2024 꼬리스토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