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야생동물 사진작가 케빈 둘리 씨는 브라질의 자연보호 지역인 판타날 보존지구를 돌아다니던 도중 강에서 격렬하게 물이 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약 10m 떨어진 곳에서 거대한 아나콘다가 카이만 악어를 감싸고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나콘다와 카이만 악어가 싸움이 붙은 것입니다!
그러나 덩치 차이가 확연한 악어는 아나콘다에게 싸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카이만 악어는 평균 크기인 2m 50cm보다 훨씬 작은 1m 80cm에 불과했고, 아나콘다는 평균 크기인 6m보다 훨씬 더 큰 9m나 돼 보였습니다.
갑작스럽게 펼쳐진 악어와 아나콘다의 싸움을 넋 놓고 구경하던 둘리 씨는 뒤늦게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아나콘다는 카이만을 더욱 억세게 감싸기 시작했고, 카이만 악어의 다리는 기이한 형상으로 휘어지며 부러졌습니다.
교착 상태가 몇 분간 지속되었으나, 물속에 있던 아나콘다가 호흡하기 위해 수면으로 나온 순간 카이만 악어가 아나콘다의 머리를 깨물었습니다.
아나콘다는 카이만 악어에게 물려 한참을 발버둥 거리다 가까스로 빠져나왔고, 싸우느라 큰 체력을 소모한 아나콘다는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비록 악어는 아나콘다에 비해 덩치도 훨씬 작고 죽어가고 있었지만 역시 만만치 않았어요.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죠. 하지만 너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터라 결국엔 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둘리 씨는 야생에서 아나콘다와 악어의 싸움을 다시 보려면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어떤 야생 사진작가라 평생을 돌아다닌다고 해도 이런 장면을 쉽게 볼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 축복받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는 흔치 않은 장면을 촬영해 운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안타깝게 죽어간 카이만의 모습이 떠올라 슬픈 감정이 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는 흔치 않은 장면을 촬영해 운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죽은 카이만을 언급하며 '좋은 곳에 갔기를 바란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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