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5 (일)
전 세계 국가가 서커스를 법으로 금지하며 서커스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서커스가 여전히 계속 성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입니다.
이탈리아가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한 서커스를 금지하자, 이탈리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토그니 서커스단'은 2017년 모든 동물을 데리고 서커스에 대한 제약이 미비한 러시아의 시베리아로 이주했습니다.
문제는 시베리아의 날씨는 이탈리아보다 더 혹독하고 이동 거리는 터무니없이 길다는 것입니다.
토그니 서커스단은 코끼리, 호랑이 그리고 다른 동물들은 좁은 케이지와 트럭에 가두고 공연을 위해 머나먼 장거리를 돌아다닙니다.
지난 1년 동안 공연을 다닌 도시는 케메로보, 이셰프스크, 니즈니 타길, 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 이르쿠츠크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거리만 무려 10,000마일(16,000km)에 이릅니다.
이는 서울에서 시드니를 왕복으로 오가는 거리죠. 동물들은 공연을 위해 넓고 추운 시베리아 지역을 온종일 돌아다니며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 내에서도 '혹독한 날씨에 동물을 장거리 운반하는 건 잔인하다'며 토그니 서커스단의 공연에 반대하는 청원이 시작되었고, 현재까지 약 9만 3천여 명의 사람이 청원에 서명했습니다.
동물단체 VITA는 "이탈리아에서 하던 잔인한 행동이 러시아에서 더욱 혹독한 학대로 발전했다"라며 토그니 서커스단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동물단체 VITA의 이리나 노보질로바 씨는 말했습니다.
"전직 조련사들에 의하면, 서커스단은 갈고리와 전기 충격기를 이용해 동물들을 훈련합니다. 또 공연을 위해 한 번에 수백 킬로미터를 다니죠. 동물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러시아 내에서도 서커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토그니 서커스단의 미술 감독 세르게이 본다르쿠크는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동물을 사랑합니다. 동물은 우리의 가족이에요. 동물을 나르는 우리에는 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철창 안을 청소하고 먹을 것을 주기 위해 3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없으면 저희도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당연히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들은 '장거리 이동'과 '좁은 철창 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 그리고 '잔인한 훈련 방법'을 지적하며 동물을 사랑한다는 그들의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며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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